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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여행 저널

장호항 투어, 표부터 끊어라

장호항 투어를 하면 뻔하다. 다들 선착장에 와서 배를 기다린다. 그러다 매표 창구 앞에서 줄이 꽉 막힌 걸 보고 짜증을 낸다.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현장 발권이 막히거나 시간이 어긋나 낭패보는 일이 다반사다. 인터넷으로 자리 확보부터 끝내고 와야 한다. 특히 망망대해로 나가는 배편은 하루 횟수가 정해져 있어 유연하게 대처할 여유가 없다. 빈자리가 생길 거라는 헛된 기대 따위는 버려라. 시스템 확인은 기본이고, 당일 기상 상태에 따라 결항 통보가 뜰 수도 있으니 문자 알림 수신 설정까지 챙겨두는 게 악다구니 안 쓰는 길이다.

승선 대기 시간 동안 선착장 근처를 배회하는 양상도 똑같다. 어디서 사진을 찍지 하는 고민보다 우선순위를 정하라. 부두 끝자락 방파제 쪽이 가장 시야가 트인다. 잔잔한 수면과 방파제를 잇는 경계선 위로 배가 지나는 구도를 잡으면 그만이다. 본격적으로 배이동을 시작하면 사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파도에 부딪혀 덜컹대는 마룻덧에서 흠뻑 젖는 것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실 안은 좁고 훅훅 치고 올라오는 바닷바람 냄새가 진동한다. 애초에 편안한 관광을 기대했다면 오지 않는 게 낫다. 호흡하기도 버거울 만큼 파도가 거칠어지는 구간이 반드시 존재한다.

선착장에서 먼 바다 쪽으로 나갈수록 본래 목적이 무엇인지 직시하게 된다. 육지부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되는 지점을 건너야 비로소 장호항 투어의 의미가 생긴다. 요동치는 선박 위에서 속이 울렁거리는 걸 참아내며 기껏 찍어봐야 한낱 암초로 보이는 게 많다. 근거 없는 과대망상을 부추기는 수식어에 현혹되지 마라. 선상에서 보는 전경은 거친 물결과 그 사이를 뚫고 고집스럽게 버티는 생명체가 전부다. 멀리서 낚아채려고 하지 말고 가까이 있는 것부터 확실히 담아내는 게 속 편하다.

하선 후 동선 처리도 수행 목표에 따라 갈린다. 식사를 어디서 하고 주차区를 언제 빠져나오는지가 전부다. 항구 인근은 협소해서 차량 한 대가 오가는 데도 진땀을 빼야 한다. 주차 장소를 당초 확보해두지 않으면 산 쪽 비탈길까지 올라가 경사면에 차를 댄 채 걸어 내려와야 한다. 단출하게 움직여야 전체 일정이 꼬이지 않는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선착장 구경을 늘어뜨리지 말고 차량 소재지를 파악해 두는 게 멀고도 험한 길을 막는 지름길이다.